담벼락 게시판

  술 살펴보기-가야인의 술에 대한 철학
  안도사
  

술이란 자연의 식물이 삭혀진 물이다.
그리고 썩은 물이며 생명의 물질이 죽음을 고하며 본래의 없음으로 환원하려 하는 작용의 눈물을 뜻하며 기쁨의 표시를 나타내는 것이다.

여기 사과 한개가 있다.
그대는 술을 담그기 위하여 사과를 썩히고 있다.
사과는 생명체이며 그 본성은 진실이며 변하지 않는 불성을 지닌 존재이다.
그러나 사과는 아직 작용되지 않는 마음이었고 인간과 더불어 모든 생명들에게 제공되어야할 값진 생명체였다.

사과는 통 속에 잠겨진다.
작용하지 않는 사과의 마음은 밀폐된 통 속에서 죽음의 행진이 시작된다.
그것은 고통이고 또한 기쁨이 함께하는 삶과 죽음의 행진이다.
작용 없는 마음을 가진 사과는 슬픔도 기쁨도 번뇌도 고통도 일어나지 않는 미작용의 마음을 이룬 채 그렇게 죽음을 고하게 된다.

인간의 육체가 썩어갈 때에 인간은 비명을 지르고 절규를 한다.
고통은 인간의 마음에 치명적인 기억을 넣어 주고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리고 육체의 절단이 불가피하며 때론 죽음을 맛보기도 한다.

인간의 죽음도 사과의 죽음도 죽음에 있어서는 결코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대의 팔이 썩을 때 절단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듯 사과 역시도 썩은 부분만 잘라내면 전체는 썩지 않는 온전한 사과가 될 것이다.

인간은 번득이는 작용을 지닌 마음이며 사과는 아직 작용되지 않는 부동의 마음을 지닌 존재이다.
사과는 팔이 없고 다리도 없다.
썩어가는 부분을 치료할 능력도 없고 치료해야겠다는 마음도 일어나지 않는 작용 이전의 마음이기에 사과는 썩고 있는 순간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과는 인위적이 아니며 보다 삼매(三昧)에 가까운 것이다.

썩은 부분은 점점 사과 전체를 잠식해 가며 본래 없음으로 향하여 가고 있었다.
죽는다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본래 있는 모습대로 환원되는 기억을 지닌 사과의 썩은 물은 인간과 같은 번뇌의 마음을 이룬 존재에게 있어서는 신비하며 알 수 없는 물이었다.

번뇌스런 그대의 마음은 작용되지 않는 마음을 지닌 사과의 삼매적 마음과 하나가 되는 순간, 그대는 잠시동안 괴로움도 번뇌스러움도 잊은 채 환희 속을 거닐고 있을 것이다.
사과라는 자연의 생명력은 놀라울이만치 넘쳐흘러 술과 하나가 되는 순간, 그대의 기력은 용솟음칠 것이다.

술은 그대를 망각 속으로 이끌고 간다.
바로 작용되지 않는 마음으로 유도시켜 나가고 그대 마음의 작용을 멈추게 하며 자제력을 잃어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사과는 부동의 마음이며 성숙치 못한 마음이기에 양심이란 마음이 없으며, 따라서 도덕성이 있을 수 없다.
사과는 그대로 사과 일 뿐이다.

그대는 사과의 썩은 물을 미련하고 어리석게도 끝없이 마셔대고 있다.
썩은 물은 그대의 몸을 장악하며 점점 더 하나가 되려하고 있다.
썩은 물과 그대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대의 마음은 사라져 가기 시작할 것이다.
그대가 쌓아올린 양심과 도덕성은 희박해져 가며 대신 그대의 즉흥적인 행동이 시작될 것이다.

술이란 마력을 지니고 있다.
자연의 생명력이 살아 숨쉬며 그대에게 힘을 넣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술은 그대를 성장시킬 수가 없다.
그대가 내면을 바라보고 또 신에 대한 믿음의 깊이에서 비롯된 삼매와는 거리가 먼 인위적인 삼매의 상태를 얻게 되는 술의 기운은 진정으로 그대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대가 술기운에 감돌며 가장 알맞게 마셨을 때 그대는 환희 속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그때 그대의 용기는 배가 되며 부끄러움도 사라지며 슬픔도 사라질 것이다.

자연의 생명속에는 삶과 죽음의 순간이 함께 하는 것이다.
알맞게 술기운이 감돌 때 그대는 삶과 죽음이 함께 하는 시간 속을 머무는 것이다.
그래서 그대는 술기운에 머물 때에 환희를 느끼는 것이다.
술기운과 함께 있을 때 그대는 마음의 작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괴로움도 괴로움이 아니고 슬픔도 슬픔이 아닐 것이다.
평온을 느끼며 푸근한 마음은 그대를 아늑한 꿈의 나래 속을 거닐게 할 것이다.
물질적으로 인위적으로 맛볼 수 있는 삼매를 그대들은 즐겨 찾고 있다.
그러나 술은 인간에게 진실한 삼매를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술이란 인간 사회에 있어서 필요악의 존재이다.
도를 넘어서면 분명 독이 되는 물이다.
인간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씻어 주고 활력을 주는 값진 물이지만 양심과 도덕성을 상실할 정도로 마신다면 그때에 그대는 인간이 아니며 인간만이 지닌 양심과 도덕성이 사라져 버리고 약육강식을 하는 동물로 변해 버릴 것이다.
그래서 술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어디에든 술이란 존재하며 과거로부터 미래에까지 존재할 것이다.
그대가 술을 마실 때 사회 무리들도 술을 즐기며 민족도 국가도 세계도 함께 마실 것이다.
술의 소비가 많은 민족일수록 고통을 겪는 민족이며 괴로움과 황폐함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민족일 것이다.
아무리 부강한 나라라고 하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물질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술은 언제나 폭발할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점점 술이 필요치 않은 사회로 변하는 것이다.
풍요로운 마음과 애정의 사회가 이루어진 곳에서 썩은 물이란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 옛날 한인들이 머물던 12연방의 찬란한 역사가 이루어질 때, 그 때는 정신적 사회였고 애정의 사회였다.
한인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술을 마셔야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애정의 사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그대가 가장 적당히 마셨을 때에 그대의 마음은 풍요롭고 환희에 차 있을 것이다.
타인이 그대에게 슬픔을 주어도 노여움을 안겨주어도 그대의 좋은 술기운은 타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며 미소를 보내게 될 것이다. 한인의 사회가 바로 이러하였다. 아니, 그보다도 더 초월된 사회였다.

술을 마시기보다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이 되어 살아갈 때에 가장 좋게 술을 마신 그 상태의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2002-01-23 19:48: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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